작성일 : 23-03-08 00:48
스토킹 신고에도 격리 못했다...역무원 지킬 수 있었던 3장면
 글쓴이 : 백제
조회 : 59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16253?sid=102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서울교통공사 남성 직원 전모(31)씨에게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피해자는 불법 촬영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하고 만남을 강요한 혐의로 두 차례 전씨를 고소했지만 회복할 수 없는 또 다른 피해를 당하게 됐다. 전문가는 법원과 경찰, 검찰이 적극적으로 가해자 분리에 나서지 않은 모습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지난해 10월 7일 처음 피해자가 고소했을 때 경찰은 전씨를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구속사유를 심사할 때에는 통상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고려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씨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했다.


전씨의 혐의인 비동의 촬영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불법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범죄다. 두 혐의를 동시에 적용한다면 가중 처벌해 1년 이상 45년 이하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중대한 범죄’라고 볼 수 있다는 게 승 위원의 설명이다. 불법 촬영을 했다는 점에서 그 영상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건 ‘피해자에 대한 위해의 우려’에 해당한다.


승 위원은 “전씨의 혐의는 범죄가 중대하고, 재범의 위험성과 피해자에 대한 위해의 우려가 현존하고 명백하다”며 “구속 가능하다”고 했다.


이후에도 전씨는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스토킹해 다시 고소당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긴급응급조치, 잠정조치 등을 하지 않았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경찰과 검찰이 직권으로 ‘접근 금지’나 ‘구치소 유치’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또, 두 번째 고소장 접수 후에는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승 위원은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는 것이 본분”이라며 “영장이 기각될 수 있다는 판단을 수사기관 스스로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전씨를 구속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지난달 18일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승 위원은 “이 때 검찰이 법원에 전씨에 대한 법정 구속을 요구하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법정 구속을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최근 불구속 피고인이 검찰의 구형 이후 도주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